2020 서울의 맛있었던 곳들

2020. 12. 25. 19:16지니의 연중무휴

작년부터 인스타그램에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맛집 어워드를 (혼자) 하는데,
올해는 (개점휴업 상태인) 블로그가 있어 여기에도 길게 정리해본다.

코로나때문에 많이 못 돌아다녔어, 라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12월은 동네 밖으로 나가지 않았는데도)
내 생각보다는 상당히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었다.

<한식편>
1. 깡통만두 / 삼청동
 - 늘 나에겐 말이 필요없는 소울푸드. 만두와 비빔국수의 조화가 좋고, 특히 이 비빔국수는 다른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는 맛이라 더욱 소중하다.

 

 

2. 잘 빠진 메밀 / 서순라길
 - 언뜻 보면 깡통만두와 비슷하지만 사실 전혀 다른 수육과 메밀전병이 주 메뉴인 곳. 조용하고 한적한 서순라길에 있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

 

 

3. 락희옥 / 을지로
 - 고오급진 한식 주점. 고오급진 김치말이 국수와 육전을 먹었었고, 아마 지난해에는 전과 수육도 먹었던 것 같다. 늘 맛있고 깔끔하고 기분 좋은 곳. 만약 내가 종로와 을지로 사이 어디쯤 일하고 있다면 여긴 무조건 회식 장소다.

 

 

4. 청와옥 / 을지로
 - 을지로에는 '옥'으로 끝나는 음식점이 많은가보다..? 진짜 찐 순대를 먹고 싶다면 여길 가야한다. 순대국밥과 모듬순대, 그야말로 순대파티에 청하 한 잔이면 오늘 하루도 잘 산 느낌..?

 

 

<일식편>
1. 윤경 / 성수동
 - 나는 특유의 시소잎이 들어간 소바를 정말 좋아하고 (한국에서는 왜인지 찾기 어렵다) 그리고 돈가스도 좋아하고 하여간 일식을 대부분 다 좋아한다. 여름 어느날 성수동을 헤매다 들어간 여기는 그야말로 +_+ 눈떠지는 맛이었고, 일본을 가고 싶었던 나의 맘에 더욱 불을 질러주었다.

 

 

2. 심원 / 연남동
 - 여긴 사실 잘못 들어간 곳이었다. 여기가 1층이었는데, 난 2층의 (내가 가려던) 식당과 착각을 했고, 들어가서 다 시키고 가만히 둘러보니 여긴 내가 찾던 곳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발견. 하지만 그렇게 발견했음에도 장어덮밥과 닭고기덮밥은 화려하게 날 반겨주었다!

 

 

<양식편>
1. 도트블랭킷 / 삼청동
 - 맛있었던 브런치. 뭐랄까 그냥 뭐 하나 나무랄데 없는 브런치의 정석 느낌. 분위기도, 맛도, 가격도, 구성도 그냥 다 내가 생각하는 브런치란 이래야한다!!를 보여주었던 곳. 날이 좋아지면, 이 아니라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또 가고 싶은 곳.

 

 

2. 세인트그릴 / 압구정
 - 아 여기 버거는 찐이다. 더 마음에 드는 건 한우 패티를 사용한다는 점. 한입 베어물면 육즙과 기름기가 쫙 나오는 그런 버거. 근처의 브루클린과 여러 유명한 버거집이 많지만, 그래도 나의 원픽은 여기.

 

 

3. 피자네버슬립스 / 가로수길
 - 아 피자... 나의 소울 푸드 피자. 피자를 빼면 맛있는 걸 이야기할 수가 없고, 이 집 피자를 빼면 피자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철저하게 아메리칸 스타일 피자이고, 토핑은 그냥 뭘 생각하든 와장창 넣어준다.

 

 

4. 꼬끼꼬끼 / 강남역
 - 치킨인데, 여긴 왠지 한식편에 소개해야 할 것만 같은 전통과 역사의 (ㅋㅋㅋ) 통닭이다. 사장님이 무섭기 때문에 주문과 계산할 때 빼곤 사장님한테 물어보지도 요청하지도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불친절에도 불구하고 여기의 통닭과 골뱅이 소면 그리고 닭똥집은 정말 보물같다.

 

 

5. 갓잇 / 도산공원
 - 역시 타코도 말이 필요없는 음식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타코집은 많지 않고, 타코를 잘 하는 집도 또 많지 않다. 그래도 여기는 그 중에 타코를 잘 하는 집. 얼마든지 다시 가고 싶고, 가능하다면 자주 가고 싶기도 하다. 따듯하고 상큼한 타코의 맛이 그립다 ㅠ.ㅠ

 

 

6. ebt / 가로수길
 - ebt를 검색하면 29,000원의 3코스 프리픽스 런치가 가장 유명한데, 가성비 좋고 먹어볼 만한 런치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츄럴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나같이 와인바보에게는 런치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충분. 맛있고, 서비스가 좋고, 디저트도 꽤 괜찮기 때문에 여러모로 모임 장소로도 아주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코로나를 곁에 두고 한 해동안 맛있는 곳을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것에 문득 감사함이 생겨버렸다.
누구처럼 아주 팬시한 곳을 많이 가지도 못했고,
사실 내 입맛은 정말 한식파이기때문에 이것 저것 먹어봐도 역시 베스트 안에 들어오는 건 한식이 제일 많은 것 같다.

고르고 고른 best 10은 instagram에 (@keep.jinny)

아마 사진에는 다 담기지 않았겠지만
어딜 가든 새로운 곳에서 먹어보고자 노력했던 나의 마음과 또 바쁘게 돌아다녔던 발걸음이 무색하지 않게 즐거운 식사시간이 많았을 것이다.

이 힘든 시기를 잘 넘겨
부디 내년에 다시 방문했을 때 모두가 잘 살아남아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