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chec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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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이 소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모순 양귀자 │ 살림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100쇄를 이미 훌쩍 넘겨버려 더이상 몇 쇄인지 세는 것 조차 무의미해진 책. 한국 문학사에 이토록 멋진 작품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다. 소설 자체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인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로 중간중간 멈춰서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달라고 당부한다. 값비싼 보물처럼 귀하게 여겨달라고. 그치만 소설의 흡인력에 나의 자제력은 이미 무릎 꿇었다. 읽는 속도를 도저히 제어하지 못하고 한 권 내내 끌려다녀야 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와있는 기현상.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어서, 이상하리만치 재미있는 책이다. 무더웠던 7월이 지나고 8월이 되자 더위가 한 고비 꺾..
2020.06.16 -
불평등의 세대│ #3 개인수준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수준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문학과지성사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5장 한국형 위계 구조의 희생자들- 청년, 여성 한국형 위계 구조의 희생자가 누구인지 더이상 말하기도 입아픈 노동시장의 성차별. 그래프만 봐도 매우 잔인하다. 강한 억압에 반작용으로 힘을 얻은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세대간 인식차이가 가장 크다. 세대간 갈등이라 부르던 것의 실체랄까. 6장 세대와 위계의 결합- 네트워크 위계 한국 사회의 세대와 위계 문제에 대한 이론화 이 또한 사실이지만, 세대내 불평등을 강화하는 요소들이 세대간 불평등을 강화하는 요소와 상반되지 않는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세대내 불평등을 강화하는 요소는 세대간의 불평등은 더욱 가중되게 강화시킬수도 있다. 그렇다면 세대간 불평등을 기회와 ..
2020.06.11 -
불평등의 세대│ #2 '386세대'가 다른 세대의 몫을 더 많이 가져갔다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문학과지성사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2장 세대와 불평등 - '네트워크 위계의 탄생' 386세대가 어떻게 새로운 불평등 구조를 탄생시켰는지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 노력하면 왜 못하냐는 말, 우리도 했는데 너네는 왜 못하냐는 말을 반박할 근거들을 제시한다. 영화 제목처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기 때문이다. 3장 산업화 세대의 형성- 불평등의 탄생 산업화 세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산업화세대는 386의 이전 세대, 즉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되는 시기에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을 했던 세대, 전쟁을 겪고 황폐화된 상황에서 재건을 해나갔던 세대를 말한다. 90년생인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딱 이 세대다. 386세대도 먼 얘긴데, 할머니할아버지까지 ..
2020.06.09 -
불평등의 세대│#1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문학과지성사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잘 쓴 사회과학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책도 유익하고 재밌다. (깔깔X 술술O) 너무 재밌어서 회사에 있다가도 '빨리 가서 책 읽고싶다'고 안달이 났을정도. . 그 덕에 2-3일만에 349페이지의 책을 호로록 읽었던듯. 학자답게 말머리에 글을 쓴 의도가 명료하게 밝혀져 있다. 들어가며의 글을 반드시 정독할 것을 추천한다. 이 두꺼운 한권의 책을 읽는데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들어가며에서 내가 기억한 부분은 총 세 부분. 저자가 유독 '세대'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이유,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 그 말의 근거로 삼으려는 것. 주제와 제재를 친절히 짚어주었으니, 우린 이 부분에 집..
2020.06.03 -
GO│ "애당초 국적 같은 거, 아파트 임대 계약서나 다를 바 없는 거야."
GO 가네시로 가즈키 │북폴리오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재일조선인으로 청소년기를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 일본인도, 한국인도, (북)조선인도 아닌 '재일조선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이 잘 담겨있다. 설렘설렘도 있고 박진감도 있고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남자는 주먹! 남자는 울지 않아! 여자들은 이래! 하는 젠더고정관념의 언급이 많아서 상당히 불편하다. 게다가 남자는 주먹이라는 결에 맞게 마침내 아빠와 맞짱을 뜨는 주인공!! 근데 싸움 묘사도 너무 자세해서 읽으면서 소름 돋고 불쾌하다. 그래도 한혐정서가 만연한 일본에서 심지어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감상평을 고려하여 읽을지 여부는 판단하시기를..
2020.06.01 -
말이 칼이 될 때│ "더 이상 혐오표현에 대한 침묵과 무시가 대안일수는 없다"
말이 칼이 될 때 홍성수│ 어크로스 출판 #책check * 서평이라기 보다는 단상에 가깝습니다. 읽는 내내 김지혜 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떠올랐다. 둘 다 혐오와 차별에 대해 다루고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차이를 두자면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좀 더 쉽고 친절한 대중교양서라면, 『말이 칼이 될 때』는 좀 더 건조하고 학술적이랄까. 또 한 권의 책이 떠올랐는데 바로 『한국 남자』. 제목에서 풍겨오는 유머러스함에 비해 경직된 서술, 기대에 비해 간명하지 않은 내용구성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서술이 완결되지 않는 느낌이나 약간의 비약이 느껴지는 지점들, 간간히 두서없는 서술이 특히 그랬다. 두 책 다 도움이 되는 관점, 메세지들이 많지만 한권을 통째로 읽기가 약간 힘들다는 점이 아쉽고, 좀 더 재밌게 쓰여졌..
2020.05.29